月刊 [월간] 모토라드
라이더처럼 인생을 즐겨라(Make Life A Ride). BMW 모토라드의 슬로건이다. 누구보다 라이더처럼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BMW 모토라드와 함께한 20여 년
BMW 모토라드와 함께한 20여 년
모토라드 서울_ 김영걸 대표
초창기 BMW 모토라드 라이더라면 누구나 안다. 모토라드 서울의 김영걸 대표는 그런 존재다. 그의 손을 거친 BMW 모토라드 모터사이클이 한국에 퍼졌다. BMW 모토라드 클럽과 함께 BMW 모토라드의 매력도 전파했다. 그러길 20여 년 지났다. 그는 BMW 모토라드 딜러사 대표로서 상징적 인물로 남았고, 한남동 모토라드 서울은 상징적 공간이 됐다. 그의 시간은 무형의 자산이 되어 지금도 흐른다.
몸의 일부 같은 모터사이클
몸의 일부 같은 모터사이클
올해 20년 차예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생활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워낙 오랜 시간 함께 보냈기 때문에 거의 몸의 일부라고 볼 수 있죠. 전공도 기계를 다뤄서 어릴 때부터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좋아했어요.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도 좋아하지만 기계 자체를 좋아했어요. 1996년도에 BMW 코리아에 입사해서 다녔는데 1년 반쯤 후에 모터사이클 사업을 준비한다고 들어서 그때 면허를 따서 탔어요. 데모 모델을 조금씩 타고 그랬죠. 그 후 기회가 생겨서 딜러 사를 시작하게 됐죠.
열정과 함께한 초창기
열정과 함께한 초창기
운 좋게 기회를 잡아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초창기 때는 돈도 풍족하지 않았지만, 열정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손님들과 굉장히 친밀했어요. 지방 투어를 가다가 BMW 모터사이클이 지나가면 반가워서 쫓아갈 정도였어요. 가서 만나면 백발백중 아는 분이었죠. 지나가다 만나면 몰라도 인사했죠. 같이 BMW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이유만으로 굉장히 친해지던 시절이었죠. 당시 BMW에서 모터사이클이 나오고, 좋다는 걸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어요. 손님이 오면 매주 투어를 같이 나갔어요. 주로 R 1150 GS와 R 1200 GS를 많이 탔죠.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각계각층이 다 왔어요. 정치 쪽에서 일하시는 분, 의사인 분, 장사해서 성공한 젊은 분도 있었어요. 큰 회사 대표 분들도 있었죠. 제 입장에서 봤을 때, 각계각층 사람들과 모터사이클을 통해 친구처럼 얘기할 수 있던 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기 마음을 많이 열어요. 정치인이나, 큰 회사 대표가 자기 주변 친구에게 하지 않는 말을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다 하는 수가 있었어요. 대화에 가식이 있으면 재미없잖아요?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호기심이 풀렸죠. 처음 시작했을 때 서른네 살이었는데 당시 저보다 스무 살 많은 분들도 계셨어요. 같이 모터사이클 타고 다니면, 어떻게 보면 아버지 벌인데, 거의 친구처럼 지냈어요. 그런 점이 재미있었어요.
BMW 모토라드를 선택한 라이더들
제가 시작했을 때만 해도 마흔이 넘어서 모터사이클을 탄다고 하면 좀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였죠. 그 나이가 점점 올라가 지금은 육십 넘는 분이 타도 이상해 보이지 않게 됐죠. 당시 손님들이 성공한 분들도 많았고, 생각이 남달라서 재미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빅 바이크를 레저로 타는 이미지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BMW 모터사이클이 들어오면서 유럽적인,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점잖아 보이는 이미지가 있었죠. 그러면서 타시는 분이 늘었죠. 다른 브랜드를 타다가 호기심으로 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게 안전하고 코너링이 좋고 장거리를 타도 다른 바이크보다 편안하다는데 못 믿겠다며 타보러 오신 분도 있었죠. 웃긴 얘기로, 다른 브랜드 타다가 BMW로 넘어오면 다시 다른 브랜드로 잘 못 넘어갔어요. 장거리 타고 와도 덜 피곤하니까.
모터사이클 오래 타는 비결
모터사이클 오래 타는 비결
조심해서 타는 거죠. BMW 재팬에서 온 야마다 준이란 교관이 한 말이 있어요. 일반 레저로 타는 바이크는 안전하게 타는 사람이 실력이 최고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했어요. 저도 안전에 신경 많이 썼어요. 완만한 코너를 들어갈 때도 무턱대고 들어가지 않고 제가 확인하지 않은 노면은 믿지 않았어요. 그런 철칙을 세워놓고 조심해서 탔죠. 레이서라면 0.01초를 빨리 가는 게 실력자지만, 레저로 타시는 분은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타는 게 가장 실력이 좋은 거예요. 우리가 레저로 타는 근본적인 목표는 즐기기 위해 타는 건데 다치면 재미없으니까요.
라이더를 키우는 선배의 조언
라이더를 키우는 선배의 조언
모터사이클 타시는 아버지가 대학생 아들이 탄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심각하고 신중하게, 표정이 굳은 채로 물어봤어요. 그럴 때 자동차를 3년 이상 운전하지 않았으면 태우지 말라고 했어요. 모터사이클 다루는 실력이 모자라서 나는 사고는 크지 않아요. 하지만 도로를 못 읽어서 나는 사고는 대형사고예요.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고 타면 도로를 읽는 능력이 떨어져요. 아끼는 손님이 물어보시면 꼭 이 얘기를 해줬어요.
모토라드 서울만의 색깔
왜 BMW 모토라드 코리아 본사가 직접 팔지 않고 대리점을 통해서 팔까요? 외국 가서 느낀 건데 딜러 사마다 색깔이 달라요. BMW 모토라드 코리아가 바이크를 팔면 색깔이 하나잖아요. 손님들도 각 딜러 별로 좋아하시는 분이 있어요. 그게 나름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모토라드 서울의 성향은 정확한 정비와 항상 제가 나와 있어서 챙긴다는 거죠. 무엇보다 가장 오래 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노하우가 있어요. 그리고 최대한 손님이 오면 신뢰감이 들도록 노력하죠.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무형의 자산이 담긴 곳
제가 항상 나와 있기 때문에 연륜이 필요한 질문에는 제가 답해줄 수 있죠. 단골 고객이 많아요. 10년 만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을 보면 반갑죠. 오래 한자리에 있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여기 있는 거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 번 이사하고 만 13년째 한남동 이 자리에 모토라드 서울이 있어 왔어요. 어떤 사람이 모터사이클을 안 타다가 10년 만에 타야지 하다가 모토라드 서울이 아직 있을까, 모토라드 서울에 김영걸이 아직 있을까, 하고 가봤는데 있으면 반갑지 않겠어요? 그리고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는 거죠. 이 장소와 제가 있기에 그건 무형의 자산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