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월간] 모토라드
라이더처럼 인생을 즐겨라(Make Life A Ride). BMW 모토라드의 슬로건이다. 누구보다 라이더처럼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삶이 바뀌는 순간
삶이 바뀌는 순간
음악가 강현민
그룹 일기예보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음악가 강현민은 GS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 으레 하는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다. GS를 타기 전과 후, 그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라이딩의 즐거움에 빠졌다. 4년 전 R 1200 GS를 들이고 그가 달린 거리는 6만여 킬로미터. 전국 지방도만 찾아다니며 쌓은 누적 마일리지다. 방향만 정하고 바퀴 닿는 대로 가는 그에게 GS는 매번 새로운 영감을 주는 존재다. 언제나 출발하기 전, 그는 설레며 모터사이클의 시동을 건다.
터닝 포인트
터닝 포인트
2박 3일 동안 남해에 간 적이 있었어요. 나머지 사람들은 R 1200 GS나 K 1600 GT를 타고 갔어요. 그때 다른 사람들은 천천히 가야 하고 나는 너무 빨리 가야 하는, 속도의 괴리감을 느꼈죠. 서울 돌아와서 바로 R 1200 GS를 샀어요. GS를 타면서 바이크가 용도에 따라 다르다는 걸 처음 느꼈죠. GS를 사고 라이딩 열정에 불이 붙어서 엄청 탔어요. 동네에서 125cc 타기 시작하고 14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탄 건 GS와 함께한 4년이에요. 4년 전부터 라이더 인생이 새로 시작됐죠.
3년, 6만 킬로미터
3년, 6만 킬로미터
2017년 4월에 바이크를 사서,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못 탔으니, 2019년까지 6만 km를 탔어요. 첫해에 2만 5,000km, 그다음 해에 2만 2,000km, 2019년에는 조금 덜 타서 1만 km 대 탔죠. 전국에 있는 길을 몇 번씩 간 거죠. 지방도를 주로 탔어요. 고속국도를 타면 스로틀을 당기게 되잖아요. 너무 고속으로 달리는 건 재미가 없더라고요. 똑바른 길을 고속으로 달리는 것과 약간 와인딩 길을 적당히 빠르게 달리는 건 체감이 확실히 다르니까요. 제가 이제 로드를 봐요. 재밌는 길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투어리스트 트로피
2017년도에 2만 5,000km를 타니 같이 타는 형님이 투어리스트 트로피라는 게 있다고 알려줬죠. 2만 5,000km 정도면 순위에 들 수 있다고 했어요. 욕심 없이 작년에 타던 대로 타보자, 하고 참여했죠. 2만 km 조금 넘어서 12등인가 13등을 했어요.
무계획의 자유로움
무계획의 자유로움
보통 목적지를 안 정하고 달려요. 오늘은 동쪽으로 가자, 해서 달리다가 시간이 되면 바닷가 가서 자고 아니면 내륙에서 자거나 하죠. 그렇게 타는 걸 좋아해요. 뭘 꼭 먹으러 간다거나 목적지를 정해 놓고 가는 것보다 계획 없이 가는 게 재밌어요. 물론 정해 놓고 갈 때도 있죠. 동쪽 길이 재밌어요. 서쪽 길은 재미가 덜해서 그때는 길게 잡고 2박 3일로 가요. 서쪽에서 내륙을 통해서 다시 동쪽으로 가는 길은 또 재밌거든요.
산속 도로를 찾아서
바이크를 타면서 산속에 이렇게 길이 많구나, 느꼈죠. 산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있어요. 정말 산속에만 있는 길을 가다가 너무 좋은 곳이 있으면 중간에 쉬기도 해요. 그럴 때 너무 좋죠. 바이크를 안 탔다면 이 길은 절대 못 왔겠구나, 생각하죠. 바이크 안 타는 사람이라면 절대 안 가는 길이에요. 큰 산을 넘어가도 차를 거의 볼 수 없는 길이 많아요. 전 터널로 잘 안 가려고 해요. 특히 긴 터널일수록 그 위로 재밌는 와인딩 길이 있으니까요. 그런 길을 찾아서 가는 게 재밌어요. 너무 좋아요.
매번 새로운 GS
매번 새로운 GS
흔히 GS를 우주최강이라고 하잖아요. 바이크가 너무 좋아서 라이더의 부족한 면을 바이크가 채워준다고 하죠. 그래서 다른 바이크를 GS처럼 타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시는데, 일단 전 바꿀 생각이 없어요. 다른 바이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은 없거든요. 6만 km를 달렸으면 GS로 안 가본 곳이 없죠. 가본 길이지만 가면 또 달라요. 어떤 날은 바보처럼 달리고, 어떤 날은 잘 눕기도 하죠. 제 생각보다 잘 움직여질 때 즐거워요. 반대로 겁나는 날도 있고요. 계절에 따라서도 너무 다르기도 하죠. 그래서 GS가 재밌어요
GS를 만나고 나서
인생이 많이 달라졌어요. 원래 여행을 싫어하고, 차 타고 뭐 먹으러 가자고 하면 동네에도 먹을 거 많은데 굳이 왜 가느냐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GS를 타고 전국을 다녔죠. 또 아침형 인간이 되었어요. 예전에는 새벽 늦게 자서 오후 12시에 일어났거든요. 바이크 타려면 일찍 만나서 가야 하니까 바뀌었죠. 저도 놀랐어요. 제가 바이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죠. 또 예민한 성격이었는데, 함께 바이크 타면서 조금 나아지기도 했어요.
좋은 영감을 주는 대상
좋은 영감을 주는 대상
음악과 라이딩은 너무 달라서 마음을 치유해 주기도 하죠. 음악은 지하실, 대충 먹는 밥, 오래 앉아 있기, 이런 건데 라이딩은 탁 트인 공간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니 음악 작업에 좋은 영감을 줘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점에선 최고죠. 도리어 바이크 타는 게 너무 좋아서 음악 작업을 하기 싫어질 정도였어요. 3년 동안 너무 바이크에 미쳐 있어서 지금은 조금 진정하려고 해요. 올해는 음악 작업도 더 하고, 바이크도 잘 타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Make Life A Ride
작은 바이크를 처음 탄 지 이제 14년 정도 흘렀어요. 작은 바이크를 탔을 때도, 지금 GS를 탈 때도 마찬가지예요. 옷을 갖춰 입고 시동 걸고 출발하기 위해 앉을 때면 너무 설레요. 설레는 마음이 나이 들수록 없어지잖아요. ‘라이더처럼 인생을 즐겨라’라는 말은 늘 설레면서 살자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